해외생활/Austria seit 2017

닥터마틴 클라리사 적응하기

like아이린 2021. 7. 15. 06:59

이 닥터마틴은 무려 약 4,5년전쯤 쿠알라룸푸르에서 살때 산 신발이다. 그때 내 기억으론 유튜버 영상을 보고 옷 이쁘다?! 하곤 정말 충동적으로 샀다....근데 그 4-5년간 신은게 열손가락안에 꼽는다. 길들이는게 가능은 한건가... 닥터마틴을 한번이라도 신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정말...발꿈치를 갈아버린다......

 

출퇴근할 때 집에서 버스정류장 10분, 버스정류장에서 회사까지 10분만(?) 걸으면 되서 호기롭게 신어보기로 했다. 아침엔 정말 무슨 생각이었는지 꼴랑 젤패드 하나씩만 붙였는데 소용 없음... 젤패드가 오히려 벗겨지면서 뒷꿈치와 신발 사이에서 말려 더 아프게 했다. 이미 집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10분동안 내 뒷꿈치에선 불이 나고 있었고 오히려 버스에서 쉬고 다시 내려서 회사까지 10분 걸으려니 그때는 정말 죽을 맛이어서 입을 앙 다물고 걸었다. 나 진짜 왠만한 까진거는 참고 잘 걸어다니는데 닥터마틴엔 장사없다. 치질걸린 사람마냥 걸었다...

슈서방은 이런 청키한 신발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발도 커보이고 이런걸 왜 신냐며. 하여간.....

결국 퇴근할때 ㅋㅋㅋ 스폰지 같은걸로 댐.

퇴근할땐 도저히 그냥 신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회사에 차고 넘치는 얇은 스폰지? 원래 가방 형태 유지시키려고 넣어두는 건데 그걸 잘라다가 저렇게 뒷꿈치에 처덕처덕 붙였다. 문제는 내 뒷꿈치는 아작이 난 후라 저걸 붙여도 이미 아팠다....

그나마 저 스폰지가 내 발을 살렸다. 아침부터 까져있어서 아픈건 매한가지 였지만 그래도 참고 걷다보니 걸을만 했달까. 더 아파지진 않다보니 심호흡을 하면서 걸을 수 있었다. 시내에서 맨발로 걷긴 좀 그랬지만 집 근처오니 주변에 사람도 없고 정말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미친듯이 들었다. 그래도 길들인다고 생각하며 언젠가 남들이 말하던 '길들이고 나면 엄청 편하다(?)'를 믿고 이악물고 걸었다. 

 

그 이후론 저 스폰지?를 쟁여둔다. 열심히 신고 다니려고.. 길 들여본다고.. 4-5년전에 샀는데도 아직 너무나 새것같은 애증의 클라리스. 내가 길들이고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