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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6K for Water * 기부런 완료!

like아이린 2021. 5. 23. 13:15

드디어 완료! 월드비전에서 주최하는 Global 6K for Water를 완료했다. 난 뛰지 않을땐 스스로가 컨디션이 좋은지 안좋은지 잘 모르겠던데... 뛰기 시작하면 바로 안다. 아 오늘 러닝은 힘들겠구나... 런데이 앱과 스트라바를 켜놓고 훈련 + 조금 더 달려서 6K를 달성했다. 오스트리아 월드비전은 사이즈가 크지 않은지, 한국 이벤트보면 이것저것 템이 많아보이던데 오스트리아는 티셔츠로 끝. 뭐 그래도 쓸데 없는데 돈들이는 것보단 내가 낸 돈으로 이 이벤트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 것이 맞지 싶긴 하다. 

겁나게 우람해보이는 내 다리(?) 하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일부러 흔들린 사진으로다가 ㅋㅋ 참 이 나이키 레깅스도 엄청 오래됐다. 나이키 프린트? 그 빛에 반사되는 그 부분이 너덜너덜 해져서 이미 오래전 나이키의 모양을 잃고 몇몇 부분이 아직 힘겹게 붙어있다. 일본에서 사서 나와 국토종주까지 했던 레깅스. 이미 스포츠 웨어의 기능을 많이 잃었지만 왠지 모르게 버리기 아까운가보다. 잘 버리는 내가 여태 안버리고 데리고 있는걸 보면. 

오늘은 기부런도 기부런이지만 런데이앱 8주차 트레이닝 3회중 첫 회를 했다. 런데이로 러닝을 시작하고 나서 거의 2일이나 3일에 한번은 뛰었고 그 이상 쉰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4일만에 다시 뛰었다. 지난 주 잠을 많이 못잔데다가 생리까지 겹치니 피곤함이 더블트리플 된 느낌이라 제정신 차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4일 쉬어버렸다. 그래도 첫회때 1분? 인가 달리고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힘들었던 때가 얼마전인데 이젠 5분뛰고-3분 걷고- 20분 뛰는 프로그램까지 도달했다니. 감개무량이야말로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다. 오늘은 빨리 달리지 않았는데 컨디션 난조 때문인지 첫 5분 뛸때는 괜찮다가 20분 뛰는 시간이 시작되자마자 거의 바로 배가 땡기기 시작했다. 우리가 흔히 달리면 느끼는 옆구리 아픈 느낌(?) 이라기보단 꼭 내장에 쥐난 느낌.. 배가 너무 아팠다. 그런데 난 쥐난 거에 강한 여자. 그냥 페이스를 천천히 하고 그런 상태로 계속 뛰어서 완주할 수 있었다.

뛰다 든 생각이지만 나는 그런 고통들을 의외로 잘 참는 것 같다. 평소엔 엄살 대마왕이긴 하지만 남들은 자다가 다리에 쥐나서 밤에 잠을 못자 낮에 피곤해 죽겠다고 얼굴을 찌뿌리는데 나에게 자다가 쥐나는 건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무 자주 겪어서 아프긴 하지만 최대한 스스로 풀고 그냥 잔다. 어렸을땐 아파서 울고불고 하면 다른 방에서 자던 아빠가 달려와서 다리를 주물러 주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아예 혼자 살게 되고서는 처음엔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짜증내면서 발가락을 땡기고 풀리면 다시 자버린다. 지금은 슈서방이 옆에 있을땐 슈서방을 막 때려서 깨운다 ㅋㅋㅋ 

 

다이빙을 처음 배울 때도 다리에 쥐가나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푸는 방법을 배우는데, 난 다이빙하다가 쥐가 났을때 참을 만하거나 당장 풀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그냥 참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이빙을 계속 했다. 

 

그런식으로.. 오늘도 내장에 쥐가 난 느낌을 참고 20분을 쉬지 않고 뛰었다. 이렇게 뛰면 뭐 3회차 뛸 때쯤 30분을 쉬지 않고 뛰는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겠다 싶다. 문득 참 이런 내 성격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난 희노애락이 크지 않은 것 같다. 뭐든 좀 무덤덤.. 성의 없어 보일 순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은 타인이 하는 나에 대한 생각이기에 알바 아니고 ㅎㅎ 어쩌면 부정적인 감정 = 노가 다른 좋은 감정들보다 세지고 안 무덤덤 할 때가 많은 것 같지만 최근엔 그것 또한 다스려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달리기가 그 노력중에 하나가 된 것 같다. 드디어 유럽도 록다운이 서서히 풀리고 나라간의 왕래가 재개되기 시작했다. 타이밍 좋게 6월에 휴가를 갈 수 있게 되었는데 기대되는 것 중 하나는 우리 동네가 아닌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가서 달릴 생각에 설렌다는 것이다! 정말 오랜만인 휴가도 그렇지만 그곳에 가서 달릴 생각에 설렌다니 ㅋㅋ 나도 대단하다 싶다. 꾸준히 해서 올해 달리기 목표도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